흐린 빗방울..

2009. 11. 7. 23:33글쓰기 연습


굵은 빗방울이 머리위로 하나 둘 떨어진다.
투둑. 투둑. 투두둑..

이젠 눈을 감아도 니가 떠오르지 않았는데,
닫힌 문을 열듯 빗방울의 두드림에
스르르 기억이 하나 둘 털어 내린다.
아.. 그랬었지..
하고 사랑했던 지난날을 눈감고 떠올려 본다.
비오는 수요일,
처음으로 꽃을 사들고 온 네게..
웬 돈낭비냐며 타박을 하면서도
난생 처음 받아본 선물에 나는 마냥 신났었어.
이젠 시들어 버린 장미가 된 기억에
연신 미소를 띄운다.
정말 이젠 다 잊었나 보다.
아쉽고 아쉬운 마음을 너는 알까..
남은 추억 한 톨까지도 모조리 가슴에 담아두고
세월지나도록 천천히 꺼내어 보고 싶었는데
쉼없이 너를 그리워 한 날에
모두 다 닳아버렸나 보다.
영화속 명장면을 본 것 처럼 웃어넘기는 걸 보면 말야.


이 빗속에 잠기우고 싶다.
너를 다시 사랑하고 싶다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