엄마. 엄마. 내.. 엄마.

2013. 1. 31. 10:36일상

임신불가 판정을 받으시고 얼마 안되서, 이층에서 바라보니 아래층 화단에 있는 선인장이 그래 드시고 싶으셨단다. 

주인한테 허락을 맡고 그 독한 선인장을 믹서에 갈아서 드셨대.
먼저 낳은 두 아들은 하늘나라 가버리고 고생스런 타지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..
그 때 그 선인장 드시고 얼마 안되서 내가 생겼단다.

그렇게 어렵게 날 낳아서 가장좋은 유치원에 난 컴퓨터도 386,486 다 써봤지. 

등록금도 어려운데 미술공부까지 시켜주느라 늘 밤새 포장마차 일하시면서 그렇게 희망이라 여기며 두 딸들을 키워내셨어.
진짜 천원짜리 한 장 허투로 안쓰시면서도 남에게 인색하지도 않고.
불평하시거나 한탄하시지 않고 남의돈 탐낼까봐 돈 만져보라고 새벽일 끝나시면 자던 나를 깨워 돈을 세어보게 하셨더랬어.



여기까지 쓰고 한동안 엉엉 울어버렸다.

이런 엄만데..

아직도 이렇게 효도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죄송하고 죄스러워서..


이런 줄 알았음

밥 안먹고 엄마 앞에서 쓰러지는 일 안했을텐데.

누가 뭐래든 맘 상해하지 않고 더 씩씩하게 웃었을텐데.



결혼하려 하니까

매일 엄마랑 한시간넘게 통화를 한다.

결혼관련된 얘기가 아니라, 그냥 얘기들이다..

그냥..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지만,

말은 안해도 나 보내는게 너무 서운한 엄마와,

엄마 떠나 이제 독립하는게 너무도 또 서운한 딸이다.


내 가장 친한 친구.

가장 존경하는 사람.

엄마랑 똑 닮은 딸.


난 잘 살거다.

다들 그랬다.

엄마 때문에 나는 복받을거라고-


전도사한테 시집가는거 반기는 부모가 몇이나 있나.

그럴려고 그 비싼 공부 다 시켰겠나.

한번 서운한말 안하고...

져주라하고, 이해하라하고, 서운한 말 하지 말라하는 데

내가 삐뚤어질 수가 없지.

아니 잘살지 않을 수가 없다.


사랑해 엄마.


그니까 내캉 살자.

내 이제 잔소리 줄일게ㅠㅠ